2018년 11월 19일 우울만이 글쓰기의 재료가 되던 시절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우울을 착취해 감정을 쏟아내는 식으로 글을 썼는데, 그것이 일기든 뭐든,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 행복한 날 기쁨을 글로 쓰는 것이 절망을 서술하는 것만큼 쉽게 느껴져야 한다. 최소한 둘이 비등해야한다. 그간 우울함이나 절망감 쪽으로 치우친 글을 쓰고, 또 그런 마음일 때 컴퓨...
아프면 비굴해진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 아플 때만 종교를 찾는다. '하나님, 부처님, 아무 신이라도. (대박적 불경함.) 이거 배만 좀 낫게 해주시면 앞으로 착하게 살겠습니다.' 진짜 이렇게 마음속으로 말한다. 대체로 그러면 하나님 부처님 아무 신 중에 누가 내 비굴한 소원을 들어주는데 가끔 역풍을 맞을 때가 있다. 그게 지난 화요일이었다. 그런 경우...
힘든 일이다. 거주지를 이동한다는 것은. 내가 a 지역에서 10여 년을 살며 집에 박아뒀던 각종 잡동사니를 갑자기 청산해야 한다는 뜻이고 그간 공기같이 누려서 모르고 살았던 각종 서비스의 아랫부분에 들어가 재계약을 하거나 신고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집을 알아보고 계약하는 등의 수고를 다 합하면 솔직히 그냥 아 뭐 살던 곳에 눌러 살고자 하는 마음이...
어딘가로 차를 타고 가던 중, '어서오십시오, 여기서 부터 A시입니다.' 하는 거대한 간판을 본 적 있다. 그 때 이런 질문을 했다. (질문에 집착하는 나이였다) "그럼 그 간판 바로 옆에 집이 있으면 그 집 주소는 어떻게 돼요? 지역을 나누는 경계선에 걸쳐 집을 지으면 이 집의 주소는 A시로 시작해요, 아니면 B시로 시작해요?" 공간에서 두 구역을 반으로...
세상에 빠진 머리카락만큼 기분 나쁜 것도 없다.머리카락만큼 그 주인의 성질을 가득 머금은 것도 없지 않나. 왜 손오공이 제 털로 수많은 자신을 만들 수 있었는지 알 것도 같다. 머리카락을 먹은 쥐가 그 털의 주인으로 둔갑했다는 괴담도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하루에도 머리카락이 수백개 씩 빠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찜찜할 수가 없다. 내 성질을 가득 물...
16년 초 휴학을 한 번이라도 했어야 했다. 한 학기라도 좋으니까 좀 쉬었어야 했다. 여행같은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남들 다 하는 여행 까짓거 혼자서라도 어딜 좀 다녀왔어야 했는데. 뭐 때문에 계속 미뤘지? 기억도 잘 안 난다. 아마 말로는 계속 지금 행복한 걸 하자고 했으면서 계속 이것 부터 하고, 저것 부터 하고, 이렇게 미뤘을 것이다. 그래서 지...
술을 먹지 않기로 다짐한다. 213번째 다짐이다.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동물이라 말하는 것도 이제는 무책임하고 게으르게 느껴진다. 그렇다. 어제는 술을 엄청 마셨다. 빈속에 급하게 마셨다. 술을 마시면서 계속 고기를 주워 먹었지만 어쨌거나 술을 마시기 전까지 빈속이었다. 솔직히 대화 중반부터 기억이 좀 엉망이다. 습기 찬 유리창 너머의 영화를 본 것...
*스포가 있습니다. 이건 내 생각인데 난 인생이 엄청 시시하다고 생각하거든.태어날 때 부터 불행이 시작돼서 그 불행이 안 끊기고 쭈욱 이어지는 기분.근데 행복은 아주 가끔 요만큼 드문드문 있을까 말까? '어떻게 살아야 해요?' 영화의 예고편에서 나는 뜻밖의 질문을 들을 수 있었다.저도 인생이 엄청 시시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태어날 때 부터 불행이 시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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